난생 처음 함께 떠난 가족여행

2008. 9. 1. 22:26여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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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29에 가족을 돌아보다.

어느새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20대의 마지막에 서 있다. 그간 벌써 나와 산 시간이 11년이 되었다. 간혹 집에 들릴 때마다 몰라보게 달라지는 부모님과 하루 하루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
쉴새없이 달려오면서 여유를 가지지 못한게 아쉽지만 이제는 또 다른 준비와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 밖에 나와 사는 것도 모자라 훌쩍 서울까지 떠나온 막내아들을 보면서 엄마는 항상 눈시울을 붉히셨다. 다만 한번도 내색하지 못하시는 마음을 띄엄 띄엄 적는 문자에 실어 가끔 보내는게 전부이다. 졸업 후에 한동안 취직을 못해서 맘고생을 시켜드렸는데 이제 어느정도 안정적인 상태에서 난생 처음으로 휴가라는 것을 받아보게 되었다. 시간이 참 많이 걸렸지만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게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는 일이었다.

거창한 해외도 아니고 바다건너 제주도도 아니어서 죄송스럽지만 처음가는 가족여행은 가까운 포항으로 바다낚시를 떠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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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휴가의 시작

군에 있을 때 남들보다 늦은 100일 휴가에 마음이 설레고 밤새 뒤척였던 기억이 있다. 이번 첫 휴가를 받으면서도 그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침일찍 터미널에 가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광복절을 끼고 있는 황금 연휴 때문에 터미널내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게다가 표도 미리 구해놓지 않아서 버스를 3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어렵게 구한 버스를 타고 기분좋게 출발을 하였지만 미숙한 기사님이 진로를 잘못 선택하셔서 서울 요금소를 통과하는데 무려 2시간 반이 걸려버렸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 졌다.

엎친데 덮친격이라 했던가 잘 가던 버스 내부에 매케한 냄새가 퍼지고 급기야 버스가 갓길에 정차를 하는 것이다. 윈도우 브러시쪽에 문제가 생겨 키박스쪽에 불이 붙었다는 기사님의 말과 함께 갓길에서 한참을 대기하다가 느릿느릿 버스는 다시 움직이고 결국 얼마 못가 우리는 버스를 다른차로 갈아타야 했다.

결국 대구까지 가는데 시간 가량 소요가 되고 부랴부랴 차에 올라타서 포항으로 다시 향했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포항에 도착하고 나니 이미 깜깜한 밤이 되어버린 상황.
우선 죽도시장에서 활어회로 허기를 달래고 구룡포쪽으로 향했다. 비가 너무 많이오고 시간이 늦어 근처 민박에서 1박을 하고 이틑날 아침 구룡포 항으로 가서 식사를 마친뒤 근처 방파제 쪽으로 낚시를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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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추억을 담그다.

어릴적에 아버지를 따라서 낚시를 참 많이도 다녔었다. 물론 거의 아버지와 둘이서 다녔었고 가족이 함께 나온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벌써 15년도 더 되어버린 일이라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나이가 들어 다시 찾은 낚시 여행은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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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함께 멀리까지 나온건 어쩌면 처음인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점점 더 사이가 좋아 지는것 같다. 물론 아직도 표현에 서툰 무뚝뚝한 형제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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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심란하게 흐리다. 흐리기만 하면 어떻게 버텨 보겠는데 젠장 비까지 엄청나게 쏟아지고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방파제 부근에서 낚시를 하면 더 잘된다는데 파도가 너무 심하게 쳐서 조금 불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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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뻗은 수평선과 길게 나온 방파제가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거친 파도만 아니었다면 멋진 그림이 나올뻔 했는데 아쉽게도 흐린 하늘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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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인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궂은 탓인지 사람들이 붐벼야 할 항구가 한산하기만 했다. 괜시리 울려퍼지는 뱃고동 소리가 흐린 날씨를 원망이라도 하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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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방파제 낚시에 나서는 아버지와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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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 살면서 항상 생각해오던 모습이다. 가족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고 밥을 먹고 즐겁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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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헛탕만 치시다가 마침내 큰 참돔을 건져 올리신 아버지!! 한마디도 없으시다가 물고기를 보고는 크게 웃으신다. 이렇게 좋아하시는 걸 한번도 같이 나서자고 말씀드리지 못한게 죄송스러웠다. 일때문에 단 며칠 쉬는 것도 싫다 하셨지만 이렇게 모시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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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떠나는 가족여행에 처음으로 해본 것들이 참으로 많았다. 날이 너무 좋지 않아서 빨리 정리하고 돌아오기는 했지만 함께 먹은 활어회와 맛있는 해물탕, 추억으로 남을 바다낚시까지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또 언제 이런시간이 다시 올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더 자주 부모님과 함께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오는 바람에 먹거리들은 다 담아두지는 못했지만 혀끝에 느껴지는 그 맛이 잊혀지지 않는한 항상 즐거운 추억으로 되새김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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