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책에 말을 걸다. - 20071124_홍대 상상마당

2007. 11. 28. 01:01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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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된 전시회 소식에 토요일을 맞아 발걸음을 옮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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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지라 길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홍대앞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변해있었고 최근에 한번도 찾아본적 없는 거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조차 알 수 없게 만들었고, 그 흔한 이정표하나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홍대앞 프리마켓을 구경하고 남대문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우연히 눈에 들어온 상상마당 건물 -_-
(저 큰걸 못찾다니.. 게다가 얼마전 홍대에서 친구들이랑 놀던곳이라니 더 어이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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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략 이렇게 생겨먹은 건물이었다.
1층은  카페테리아와 간단한 디자인 용품을 판매하는 곳이고 지하는 공연장과 극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2층과 3층은 전시장 4층은 아카데미 5층은 스튜디오 였나 뭐 그런거였고

오늘 보려고 한 전시회는 3층에 있었다.
다른곳을 거치지 않고 한달음에 3층으로 올라가서 전시회를 관람했다.

입장료는 무료였고 아늑한 분위기의 조용한 전시장 분위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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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라는 말이 유행을 탄게 벌써 수년전이지만 아직도 많은 곳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최근에 더욱 더 부각을 받는 것 같다.
작업을 하면서도 한번쯤은 손글씨에 대한 로망?을 가져보기도 했고 최근에 많은 관심이 가는 분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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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전시장 안에 들어서기 전까지 북디자인전 인줄 알고있었다. 책몇권과 간단한 캘리 작품들이 있을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전시장에 들어서니 설치작품과 다양하게 연출된 작품들이 공간과 아주 잘 어울어져 있어서 예상외의 즐거움을 주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말처럼 간혹 유명한 전시회를 찾으면 실상 소개지에 적힌 내용외엔 볼거리가 전혀 없어서 돈이 아까웠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는 전시회가 무료라니..;; 역시 서울 생활은 좋은 것이여~ 라는 생각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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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하고 아늑한 전시장의 분위기를 한결 더 깊게 만들어 주었던 작품
사실 어떤 내용을 이야기 하려 하는가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느낌을 받고 가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작년 가을 일본여행중에 우연히 달리전을 볼 기회가 있었다.
모든 작품의 설명이 일본어로 되어있고, 구경하는 사람도 일본사람 주변의 모든 것들이 낯선 그곳에서 내가 가진 느낌은 작품을 감상한다는 기분보다는 뭔가에 쫓기듯 훑어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익숙하게 잘 알고 있던 작품들이어서 신선함이 덜한것도 있었을테고 언어가 다른곳에서 느끼는 이질감이었을 수도 있지만 뭔가 아쉽게 끝나버린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느낌이 강했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꼭 한번 인테리어에 접목시켜 보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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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는 마음껏 찍어가세요~" 종이가 없어서 2장 밖에 가져오지 못했던 작품
지금 내방 귀퉁이를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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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적어보고 싶은 방명록... 이었지만 줄에 밀려 포기했다.
하나 하나의 요소에 전시를 준비한 작가들의 마음이 잘 전해졌다.
작은 규모였지만 내용이 꽉찬 전시회였다.

가지고 싶은 작품들이 너무 많았지만 판매하는 건 포장지와 종이컵 그리고 포장용 테잎뿐이었다.
기꺼이 지갑을 열어 그것들을 구입하고 전시회 포스터를 한장 얻으려 했으나 이미 다 나가버렸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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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전시회를 보면 두번 이상 돌아보게 되는데 전체적인 느낌을 살펴보고 관심가는 작품을 중점적으로 보고  카메라로 현장의 분위기를 담기 위해서이다.
간혹 어떤이들은 전시회에 가서 왜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보곤 하는데 난 사진을 좋아한다.
어떤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순간 순간 글로 표현하고 그림을 좋아하는 이는 그림으로 현장을 스케치하고 나는 사진을 좋아하기에 카메라로 현장의 분위기를 스케치하는 것이다.

작품을 베끼기 위해서 접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시회 혹은 공간이 나에게 주었던 느낌을 내 나름의 시선으로 재현하는 작업?인 것이다.
(물론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서 이다. 창작의 고통과 무단 배포의 스트레스를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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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나 책을 본 후의 감동은 며칠동안 머리에 남아 가슴을 적신다.
반면 좋은 전시회는 가슴에 남아 머리를 환기시키는 것 같다.

크게 감동을 주거나 머리속에 각인되지는 않지만 잔잔하고 부드러운 감동으로 기분을 환기시켜주니 말이다.
고작 전시회 한번 다녀와서 당치않은 소리들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는 것은 지금 이순간의 감정에 취해서 일지도 모르지만 가끔씩은 이런 궤변도 필요한게 아닐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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