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 생존바이블 1탄] 혼자 살아남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쌀 관리법

2011. 11. 12. 02:39사진마을/음식이야기

반응형
SMALL

1999년 수능이 끝나고 찬바람이 불던 어느날 부모님은 홀연히 시골로 전원생활을 찾아 떠나고 혼자 덩그라니 남겨졌을 때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독립생활이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 물론 그 후로 약 1년여의 시간동안은 모든 대학생 새내기들이 그러하듯 술과 친구로 하루가 물들었고
2년여의 군생활을 끝내고 사회로 돌아왔을 때는 진짜 자취생이 되어 있었다.

혼자 살기위해서 준비하는 사람들 또는 혼자 살고 있으나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쌀 관리 

별거 아닌것처럼 보여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쌀을 사면 봉투째 싱크대 어딘가에 방치하거나 쌀통에 담아서 구석 어딘가에 두기 마련이다.
물론 처음에는 그렇게 많이 방치도 하고 너무 오래 뒀다가 냄새가 나서 못먹고 버리기도 했다.

되도록이면 집에서 밥을 해먹으려고 하는 요즘이라 고향에 간김에 쌀을 부탁드렸더니

손 크신 우리 어머니 무려 20kg을 사주셨다;;
것도 무려 2포대를;;

혼자선 1년이 걸려도 못먹을 양이라 일단 하나는 살포시 내려두고 하나를 들고 서울로 왔다.
 





엘레베이터도 없는 좁은 계단을 지나 4층까지 메고 와 보니 이녀석 포대가 주는 위압감이 상당하다.
이건 마치 굵은 소금 한 포대나 비료가 담겨있을 법한 비쥬얼이다.

2011년에 도정된 햅쌀임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증명하는 포장을 뒤로 이 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우선은 집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빈통들을 끌어 모아두었다.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하는게 1차 포인트이고, 뚜껑이 헐겁지 않은 녀석들로 선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포장을 뜯고나면 이렇게나 자태가 고운 햅쌀이 나타난다.
당장이라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김을 한장 얹어서 먹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일단 보관처리 부터 ㅠㅠ



 



급조한 깔대기;
혼자 살다보면 여러가지 도구가 열악하기 마련이다.
아쉬운 대로 은박지를 뜯어서 PET병 입구에 맞는 깔대기를 만들고 







작은 컵을 이용해서 흘리지 않게 부어 넣는다.

넣는다.
 

또 넣는다.
 

넣는다.
 

또 또 넣는다.

이렇게 멍하니 한참을 작업하다 보면.. 








또 넣는다.
흘린 것들을 주워서 넣고



또 넣는다..

-_-
 






약간의 멍때림유체이탈을 경험하고 나서 대략 80%이상의 쌀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이 녀석들은 서늘한 곳에서 보관을 해야한다.

그곳은 바로...
 






냉장고!

먼저 먹게 될 한 통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싹 다 냉동실로 직행~
지난번 가져왔던 현미를 쌀벌레 때문에 다 버렸던 기억을 더듬으며 완벽하게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 때 마다 잘 씻어 보관해 두었던 생수통이 이번에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네모난 삼다수  통을 좀 모아두는건데;

Tip. 쌀벌레 때문에 고민하시는 자취생 여러분!
안쓰는 통에 담아서 냉장고에 보관하시면 해결됩니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