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한식, 세계를 요리하라]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이유있는 쓴소리

2011. 9. 29. 16:13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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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여러가지가 있다.
의. 식. 주로 표현되는 대표적인 것 외에 여러가지 즐거움들이 하나가되어 누군가의 인생의 척도가 되곤 한다.

그 중에서도 의. 주에 비해 식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살기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으로 자리 바꿈을 했기 때문이다.

어릴적 부모님은 대구에서 손꼽히는 시장에서 국수를 뽑는 가게를 운영하셨다고 한다. 물론 기억이 형성되기 이전의 일이라 사진에서 밖에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 이후에도 야채장수, 포장마차, 식당, 노점등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레 맛과 향의 다양성을 전수해 주셨다.
워낙에 먹성이 좋아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기도 했지만 고교졸업 이후부터 지속되어 온 객지생활로 인해서 가정식보다는 외부에서 사먹는 음식들에 길들여지기도 하고 자취생활을 통해서 다양한 음식에 도전하다보니 양념이나 음식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면이 있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음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상황에 접한 <한식, 세계를 요리하라>라는 제목의 책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의 머리말에 나와있듯 저자는 오랜 외국생활과 다양한 나라의 경험을 토대로 한식의 미흡한 점과 개선점을 다소 날카로운 말로 냉철하게 집어내고 있다.





책의 내용은 크게 5가지로 나뉜다.






1. 한식에 대한 냉정한 되돌아보기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고 했던가.. 사실 어떤 명확한 플랜이나 대안을 기대하고 책장을 넘겼던 터라 반복적으로 대두되는 한식 서빙과 현재의 문제점 그리고 외국 사례의 부각이 내심 불편한 마음을 품게 만들었다.

하지만 한번쯤은 누군가 정확하게 지적하고 개선해야할 대안을 만들어 주는게 우리들의 몫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챕터1의 9장에 나오는 "맛집은 서비스가 꽝이어도 돼" 부분에서는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공감이 되었다.

사진과 여행을 좋아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전국 방방곡곡을 다녀보게 되었고 직장생활을 한 이후부터는 지역의 맛집을 찾는게 하나의 재미가 되었다.(가난한 학생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었지만..) 하지만 하나같이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에서는 친절이라곤 기대도 할 수 없었고 그저 한참을 기다렸다가 우걱우걱 입속으로 밀어넣고 사진 몇 장 남기는게 끝이었다.


지방의 작은 도시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서울에서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에서는 내돈 내고 굽신거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외에도 위생에 대한 문제, 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 세계화 등 다양한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2. 외국음식 벤치마킹

챕터 2로 접어들면 성공한 혹은 성공을 향해가고 있는 다양한 외국음식의 장점과 문제점을 정리해 보여준다. 음식의 세계화는 문화를 즐긴다는 면에서 복합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터라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거론한 케이스가 바로 "스시"이다. 직원, 인테리어, 음식, 식기 어느것 하나 일본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단순히 우리 입에 맛있는 음식을 알리기에 급급하기 전에 외국인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찾아와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알리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물론 아쉬운 내용이 없는 건 아니다. 프랑스식이나, 중식, 일식 등이 가지고 있는 색깔과 한식이 가진 색깔 그리고 세계화를 위한 전략과 준비 과정등이 생략된체 겉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1차원적인 해석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들의 세계화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것은 아닐것이고 개인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 것도 아닐텐데 정부 혹은 어떠한 과정과 전략을 가지고 성공을 이루었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 뉴 한식 플랫폼

챕터 3에서는 조금은 대안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말 그대로 플랫폼을 변경해야하는 이유와 방향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한식과 한식당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개선점들이 구체적으로 나열된다. 구체적인 예로 반찬가지수와 식기, 그리고 식사에 사용되는 다양한 도구들의 문제점까지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집어주고 있다.


앞서 챕터 1에서 나온 내용들과 큰 맥락을 같이하지만 보다 자세하고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뉴 한식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듯 하다. 뭐랄까 사실 우리네 식당들의 분위기나 서비스가 그닥 보기좋고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닌지라 심각하게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조하게 된다.







4. 뉴 한식의 대표주자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챕터 3에서 다루었다면 챕터 4에서는 메뉴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앞서 반복된 내용이기도 하지만 한식을 우리 입장이 아닌 외국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개선 또는 개량이 필요한 부분들을 메뉴별로 다루고 그것들을 뉴 한식의 대표로 삼자는 내용이다.

비슷한 생각을 한적이 몇번있다. 물론 한식이야기는 아니지만 소스에 대한 미련?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외국인들이 싫어하는 마늘이나 간장이 아닌 고추장을 이용한 소스를 개발해서 먼저 스테이크나 생선 구이들에 접목을 시키고 그 소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한식메뉴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반복적으로 나오는 다양한 대표메뉴에 대한 고민에 대해서 나름 하나의 대안을 생각해본다면 전라도 여행때 맛본 떡갈비요리를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떡갈비가 옛날 궁중에서 부터 취급되어 온 점이나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고급 요리로 대우 받고 있다는 점, 그리고 거추장한 구이 과정이나 소스과정을 손님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되고 외국의 스테이크 처럼 다양하게 데코레이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은 없는지 하나하나 다시 되돌아 본다면 분명 틈새시장은 존재할 것이다.






5. 한식으로 대박 내기 액션플랜

사실 처음 1, 2챕터를 보면서 앞서 밝힌 것 처럼 약간은 불편한 기분이 많이 들었다. 너무나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느낌과 나 스스로도 인지 하지 못했던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생각들.

그리고 나부터도 한식을 등한시하고 있었지는 않나 하는 생각들이 들었기 때문이다.  액션플랜이라고 거창하게 이름을 붙이기는 했지만 사실 앞서 내용들에서 이미 다 집어준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 그 내용이 생소하지는 않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 TV광고, 뉴욕의 거리 광고등 다방면으로의 접근도 중요하지만 관점을 달리하여 소비자의 눈으로 개선할 문제는 없는지, 우리 스스로 간과하고 있던 잘못은 없었는지 하나하나 접근하고 앞을향해 가다보면 어느순간에 세계인들의 입맛에 걸맞는 한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이제부터 나 스스로 먼저 한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개선점은 없을까 고민하고 어떤 것들이 세계화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지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체적인 내용이 모두 맞다고는 할 수 없고 세부적으로 조금 더 심도깊은 고민과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점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한번에 양말 뒤집듯 바뀔 수 없는 것처럼 이렇게 라도 하나씩 문제제기를 하고 고쳐나가야겠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하지만 후련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바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제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 뿐 아니라 소비하는 우리 모두가 한식의 세계화를 도울 수 있는 깐깐한 소비자이자 친절한 알리미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 8점
스티브 도나휴 지음, 김명철 옮김/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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