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기억이란 놈이 필름과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2. 3. 25. 21:21사진마을/일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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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을 넣고 와인더를 당기면 언제나 긴장감이 흐른다.

디지털카메라처럼 찍고 보고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가끔 현상된 필름 중에서 빛이 스며들거나 반절 쯤 지워져버린 사진이 보인다. 

필름이기에 그 당시의 상황이 뚜렷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중간에 필름을 갈았던 경우거나 새 필름을 넣고 충분히 감아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은 기억이란 놈이 필름과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되돌아 보면 언제나 아름답고 아련하기만 하다.

다시금 꺼내보면 그 시절이 어렴풋이 떠 오르며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것 또한 닮아 있다.

특히나 필름의 첫 컷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데 이 또한 누군가를 만날 때의 첫인상과 비슷한 듯 하다.


시간이 지나 문득 돌아보는 필름 속 그곳이 지나간 기억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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