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7. 22:47ㆍ이야기마을/취미이야기
2006년 어느 가을 졸업 후 처음으로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고 엄청난 패닉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우연히 찾은 도쿄의 한 미술관에서 달리의 작품전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말도 통하지 않던 당시 무슨 생각에 이끌려 입장료를 치르고 그 곳으로 들어갔는지는 아직 기억나지 않지만 평일 임에도 수없이 들어찬 관람객과 혼란스러운 그의 작품을 보면서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우연찮게도 그런 달리의 자서전이 다시 내 손에 들어왔다.
그것도 달리 본인이 직접 작성한 자서전이 말이다. 제목부터 살바도르 달리의 이상한 자서전이라니..
달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콧수염과 지팡이이다. 책을 읽다보면 그런 그만의 패션?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상세하게 기술되어있다.어릴적부터 기행을 일삼아오던 그의 모습을 본인 자신이 심리적으로나 정황적으로 너무나 자세하게 써놓고 있어서 되려 보는내내 불편한 마음이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다.어쩌면 그의 작품세계를 형성하게 만든 중요한 사건들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그가 단순히 독특한 예술관을 가진 예술가이기 전에 주변사람들에게 얼마나 악동같은 존재인지 너무 잘 드러나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었다.
그저 작가 달리를 보았을 때 미쳐 알지 못했던 그의 독특함이 인간 달리의 자서전을 통해서 지독히도 악하기도하고 너무도 순수하기도 한 모습들로 바뀌면서 내가 알고 있던 달리와 이 책 속에 존재하는 달리가 같은 인물인가 싶은 생각마저들게 만들었다. 이 책을 논하면서 특정한 어떤 에피소드를 꼽는 것 자체가 너무나 무의미하고 동시에 힘든 일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부분하나 꼬집어 말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삶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다르게 살고자 했던 그의 강박관념속에서 전혀 다른 세상으로 만들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꽤나 두꺼운 책의 두께 때문에 읽다가 조금은 지칠 수도 있지만 워낙에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넘치는 지라 지루하다는 생각은 많이 들지는 않았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자서전의 지은이가 작가 본인이다보니 아무래도 본인 중심의 입장들만 나열되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에서 사람들이 그를 바라볼 때 어떤 생각이었을지 너무 궁금하다.
점점 기괴하게 변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각, 그를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어떠했을지 너무나 궁금하다.
이토록 기괴하고 정열적인 삶을 살았던 달리가 마지막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일생동안 추구했던 '하늘'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와 그것을 찾기 위한 고민의 시간.. 책을 덮으면서 내가 느낀 그의 하늘은 그의 연인이었던 갈라였을 수도있고 아니면 그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정체성에 대한 갈망이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불어 지금 내가 절대적으로 갈망하는 '하늘'은 무엇일까 잠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 | 나는 세계의 배꼽이다 - ![]() 살바도르 달리 지음, 이은진 옮김/이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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